이미 경험해 보신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미국 공항들에는 작년부터 전신 스캐너가 전격 보급 시작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공항 검색대에서는 실시간으로 전신사진을 촬영, 신체에 불법적인 물건을 소지하고 있지는 않은지, 비단 금속 뿐만이 아닌, 액체, 불법 소지한 현금 등,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장비로 바뀐 것입니다.

처음에는 전신 스캐너의 도입을 뉴스로만 지켜보던 저는, 지난 가을에 미국 국내선을 이용하면서 처음으로 전신 스캐너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그 경험과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미국 공항보안의 산실, TSA


공항검색대는 미국의 교통 보안국인 TSA(Transportation Security Administration)를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제도가 바뀌어 왔습니다. 이 기관은 2001년의 911테러를 중심으로 창설되었는데, 테러를 유발할 수 있는 모든 행위를 막기 위해 초법적 권리를 행사해 왔고, 이 과정에서 승객들에게 많은 불편이 가중되어 왔습니다.

최근 몇년 전부터, 모든 미주로 가는 여행객들은 신발을 벗고 검색대를 통과해야 했고, 2006년의 런던 공항 테러 미수 사건 이후로는 액체의 반입이 금지되었으며, 최근에는 미국 내 공항들을 중심으로 전신 스캐너까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바야흐로, 비행기 한 번 타려면 모든 소지품과 몸을 공개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내가 가지고 가는 물건 또한 TSA에 의해 마음대로 뜯겨지고고 수색당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저는 일전에 미국에서 한국으로 입국하면서, 작업용으로 사용하던 컴퓨터가 아무런 동의 없이 TSA에 의해 개봉되어, 포장 박스와 스티로폼이 난도질당한 채로 물건을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신 스캐너는 어떤 기계일까요?




전신스캐너 검사 방법


전신스캐너는 마치 앞뒤가 개방된 거대한 탈의실처럼 생겼습니다. 우선, 검색대를 통과하기 전에 모든 외투류를 벗어 최대한 옷을 얇게 유지한 뒤, 스캐너에 서서 두 손을 머리 위로 모으고 약 10초간 정지해 있어야 합니다. 마치 경찰에게 체포된 듯한 몸의 자세가 주는 심리적 불쾌함은 물론이거니와, 내 앞에서 직원들이 스캔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 그리고 방사능에 노출된다는 점들 또한 좋은 느낌은 아닙니다. TSA는 이러한 검사의 불쾌함을 최대한 없애기 위해 다음과 같은 안내문을 내걸었습니다.



촬영된 이미지는 떨어진 곳에서 검사하며, 이미지는 저장되지 않습니다. 해당 기계의 방사능 노출량은 2분 가량의 비행중에 노출되는 양과 비슷한 수준으로 안전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안전하다는 문구가 있지만, 불쾌감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검색대와 떨어진 곳에서 이미지를 본다고 해서 내 신체의 윤곽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사실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또한, 방사능 피폭량이 적던 많던 간에, 비행 때마다 방사능에 노출된다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은 아닐 것입니다. 일반 승객은 둘째치고, 매일같이 비행을 하는 승무원과 비행사들의 경우는 더 큰 위험에 노출되는 셈입니다.



안전을 위해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해야

자신의 아들이 공항검색대에서 TSA에 의해 억류됨을 알린 아버지 론 폴(정치인).
그는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없는 상황까지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TSA로 인해
승객들은 많은 불편을 입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모든 탑승객들에게 방사능과 불쾌감을 선물하면서까지 TSA가 수호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안전입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보기에 안전을 위한 대책들로 보기엔 그 조치들이 너무나 가혹합니다. 게다가 승객들은 괜히 TSA의 요구를 거부할 경우 '비행을 놓치게 된다.'는 심리적 압박감에 제대로 항의조차 못하는 일도 부지기수입니다.

또한, 액체류 반입 금지 조항이나, 전신스캐너 통과의 경우 몇몇 예외들이 존재하는데, 예를 들면 아기를 위한 분유를 반입한다던가, 전신스캐너를 통과하기 힘든 승객들은 면제되는 등의 조항이 그 예입니다. 모든 승객이 검사를 받을 수 없으면서도 이러한 제도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일반인들이 액체를 기내에서 합성, 제조해 폭발물을 만들어내고, 엑스레이로 봐야만 보일 작디 작은 물건으로 비행기 내 승객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생각만큼이나 모순이라고 봅니다.




가장 큰 문제는 TSA가 미국이라는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고 미국으로 향하는 타국의 비행편에게도 비슷한 수준의 검색을 요구한다는 점입니다. 미국으로 가는 한국 승객분들은 인천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 직전 추가로 짐 검사를 받아보신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미국에서 요청하면, 이미 엑스레이 촬영까지 마친 짐들을 다시 한번 검사해서 태워 보내야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위치입니다.




많은 미국인들도 TSA에 반대해

그렇다면 미국에서는 이러한 TSA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이미 TSA의 엄격한 통제로 인해 미국 시민들간의 말다툼이나, 크고 작은 다툼이 인터넷상에 심심찮게 올라와 있습니다. 일단 유튜브에서 TSA harassment로만 검색해도 수많은 관련 동영상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동영상 중 한 여성은, TSA의 규정을 꼼꼼히 확인 후, 모유는 X-레이 검색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을 확인. 이를 일부러 프린트까지 한 뒤에, 젖병에 담은 모유와 함께 준비해 갔지만 TSA에 의해 감금당하고, 두번 이상의 추가 신체 검색을 받고서도 결국은 모유는 엑스레이 검사 없이는 절대 통과할 수 없다는 TSA직원의 으름장에, 결국 아이를 위해 담아 둔 소중한 모유를 버려야만 했던 동영상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미국 국민들은 TSA의 복잡한 검색 체계를 위해 엄청난 인력을 고용하면서 지출되는 비용에도 큰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항에서의 수색 작업 등을 위해 5만 8천명 이상의 직원에, 연간 8조원 이상의 지출(81억 달러, 2012년 추정치)이 TSA를 통해 나가고 있고, 이는 엄청난 예산 낭비라는 지적입니다.

 '특수 검색 구역'에 갇힌 한 주부. 그녀는 모유의 X레이 촬영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있음에도 결국 무시당하고 모유를 버려야만 했다.
소송을 위해 관련 CCTV를 TSA에 요청하였으나,
중요장면을 가위질한 복사본만 받을 수 있었다.
동영상 보기



채찍만이 최선인가?

일련의 TSA관련 문제점들을 보면서, 과연 법과 제도로 짓누르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TSA는 안전을 위해 만들어진 단체이고, 그들의 슬로건 또한 'Keep us safe.'입니다. 하지만, 많은 승객들은 TSA로 인해 많은 불편과, 개인 사생활의 침해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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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참 그렇긴 하지요;;;

    2012/01/24 10:44 [ ADDR : EDIT/ DEL : REPLY ]
  2. VANESSA

    I ABSOLUTLY!! AGREE!!!
    THIS IS NOT FAIR!
    SO EMBARRASING!

    2012/01/24 13:46 [ ADDR : EDIT/ DEL : REPLY ]
  3. 미국 공항 전신 스캐너 논란은 뭐 하루 이틀일이 아니지요.
    정말 불쾌할 것 같아요.
    미국에서 설 연휴 잘 보내셨나요? ^^

    2012/01/24 22:51 [ ADDR : EDIT/ DEL : REPLY ]
  4. kyw0277

    작은 물건이 해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액체류 같은 경우는 런던사건 이전부터 엄격해 졌고 그냥 더욱 엄격해 진것입니다.
    98년인가 필리핀 항공 b747에서 한 파키스탄계 테러리스트가 니트로글리세린 (다이너마이트 원료)를 들고 타 화장실에서 폭탄을 만들어 비행기를 거의 추락 시킬 뻔했죠. (이것은 실험용으로 나중에 9.11을 능가하는 폭탄 테러를 할려다가 체포되었죠. 항공사고수사대에서 나왔어요).
    전신스캐너는 꽤 불쾌한것은 맞고 어느 경우에는 심하다고 까지 생각이 드는 것은 맡습니다. 특히 주관적인 요소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규정 이상의 권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요. (솔직히 항공기 탑승전의 짐 체크는 필요도 없는 오버라고 생각이 드네요)

    그렇지만 항공기를 이용하려는 테러 세력들이 엄연히 존재하는 한 안전도 우선시 되야겠죠?

    다른 대안 방법을 제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만약에 아직까지 전신 스캐너 말고 더 좋은 대안 이 없다고 할 때에는 저는 전신스캐너를 쓰는 것에 동의를 할 것입니다. 물론 이미지 저장, 사생활 보호등은 제도적인 개선과 경험이 쌓여야 겠죠. 초창기 항공시대때는 아예 소지품 검사를 안했습니다. 우리가 버스 타듯이요. 그러다가 hijacking이 터지고 서서히 이렇게 보안이 발전을 해왔습니다.

    불쾌한것은 맞지만 그것을 안해서 테러범이 작은 칼을 숨겨와 (9.11도 작은 커터칼로 했다죠..)hijacking하는 상황이 오면 차라리 전신스캐너의 불쾌함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2012/01/24 23:36 [ ADDR : EDIT/ DEL : REPLY ]
    • 한국 군대 훈련소에서 배우는 중요 전투기술 중 하나가 총검술인데, 군대에서는 총검을 장착할 일이 없습니다. 전시가 아니면 칼을 주지 않게 되어 있습니다.

      총검으로 자살이나 폭력행위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죠. 사람을 죽이는 기술을 배우는 집단이 자살, 폭력사태를 막기 위해 무기를 빼앗습니다.

      비슷한 생각에서 야전상의라고 불리우는 외투 안에 허리끈도 모두 수거해갑니다. 끈으로 목을 졸라 죽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자살하는 병사들 보면 보통 군화 끈을 뽑아서 자살하는데 씁니다. 만약 총검을 빼앗을 만큼 자살예방에 열의가 있다면 군화도 지퍼나 벨크로 방식으로 바꾸고, 식당에서 쓰는 스포크도 없애고 손으로 먹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 비행기 이야기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테러때문에 액체를 반입 못하게 하고 날카로운 무기를 소지하지 못하게 하지만, 엄연히 기내에서는 물과 음료가 제공되고, 면세구역에서 산 제품들 또한 기내 반입이 됩니다. 누군가가 액체 폭발물을 만들려면 충분히 만들고도 남을 환경입니다. 기내식을 제공하는 업체의 직원이나, 양주를 판매하는 면세구역 직원과 결탁하면 됩니다.

      또한 기내식에 함께 제공되는 포크와 나이프, 심지어는 캐리어가방의 손잡이를 뜯어서도 훌륭한 흉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모순점이 있는 제도라면 굳이 그걸 모든 사람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줘 가며 적용하는 부분에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쓴 글입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2012/01/25 07:18 [ ADDR : EDIT/ DEL ]
    • kyw0277

      보니깐 뿌와님 말씀도 일리가 있네요.
      하여튼 안전이냐 사생활이냐 정말로 딜레마 같습니다.
      미국도 어찌보면 삽질 하는 것이 많더군요. (저번에 Delta항공 폭탄테러 모의 사건도 범인 아버지가 주위를 주었음에도 그냥 비자를 내준 어의 없는 경우....)
      항공비행이 언제 안전한 운송수단이 될지 요원하네요.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2012/01/26 09:36 [ ADDR : EDIT/ DEL ]
  5.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들이 있는데 언론에 공개된 이미지는 조작된 것이고 사실은 칼라사진으로 아주 구석구석 다 보입니다. 끔직하죠..

    그리고 저장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다는 아니겠지만 실제로는 저장한답니다.

    모유규정도 지키지 않는데 무슨 말을 믿겠습니까. 아무도 확인하지 못했는데.. 확인해줄리도 없지만요.

    2012/01/25 02:38 [ ADDR : EDIT/ DEL : REPLY ]
  6. 저도 전신스캔하는데 기분 나빴어요 ㅠㅠ 승객 전체 다하는것도 아니더라구요 70%정도? 그리구 샌프란시스코에서 한국왔는데 캐리어 열어보니 제가방 열어봤다고 종이가 들어있더군요..... 에휴 ㅠㅠ

    2012/02/02 22:34 [ ADDR : EDIT/ DEL : REPLY ]
  7. 로생긴 두가 일소입니다.글기가로픽셀을조 더 늘렸니다..구 언어번기 달아놓았습다

    2012/02/22 09:17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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