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생 미국 소식 카테고리에 있는 글입니다.2010/01/14 07:59
한 군인이 있습니다.
그는 총검에 심장을 관통당해 목을 뒤로 젖히고 죽어갑니다.
그리고 그의 뒤로는 불에 타 1시간 후면 사라질 110층짜리 빌딩 두 채가
여객기를 몸에 품고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Jeff Jacobson은 미국의 유명 사진가 중 한명입니다. 그의 사진 중 2006년에 발간된 사진집 'Melting Point'에 담긴 911 테러 사진은 그의 사진 철학 중 한 단면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불타는 세계 무역센터 옆으로 칼을 맞은 병사의 모습. 아찔하면서도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좋아하는 작가가 촬영했던 장소를 직접 찾아가 보는 일은 항상 즐거움과 설레임이 따릅니다.
저 장소, 어디일까 궁금했었는데 사실 제가 있는 곳과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Google Map에서 확인해보기
Katyn이라는 글귀가 총검에 가슴이 관통된 군인으로 보이는 사람의 동상 아래로 거칠고 굵은 글씨로 적혀 있습니다. 도대체 왜 군인은 총검에 죽어갔을까요? 왜 이 동상은 미국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사진을 클릭하시면 큰 사진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Katyn Forest Massacre라고 불리우는 이 사건은 러시아의 군대가 폴란드 장교를 포함한 군인, 지성인등 무고한 사람들 2만 2천여명을 아무런 재판 없이 처형한 끔찍한 사건입니다. 2차세계대전의 포화 속에서 소리소문 없이 묻힐수도 있었던 이 참극은 1942년 폴란드 철도 노동자들이 우연히 Katyn숲의 땅에서 엄청난 수의 시신을 발견하면서 나치 정부에 의해 세상에 밝혀지고, 마침 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에 이어 러시아와도 전쟁을 준비하던 나치는 러시아의 이 만행을 선전의 도구로 이용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강대국간의 이해득실이 얽히고, 폴란드가 공산화되면서 그 진상이 수십년 간 확실히 밝혀지지 않고 있었지만, 1989년, 러시아에서 폴란드인들을 처형하고, 그들의 신분에 관련된 자료는 철저히 폐기할것을 지시한 문서가 발견되면서 세상에 진실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세계 각국에 1940년 Katyn 사건을 추모하는 추모지들이 생겨나 그들의 원혼을 달래고 있습니다. 폴란드계 미국인들이 제법 많이 살고 있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미국 뉴저지 주이고, 맨하튼 주변 지역에 폴란드인 커뮤니티가 발달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 동상이 미국에 존재하는 것도 그리 생뚱맞아보이지는 않습니다.
2001년 9월 11일. Jeff Jacobson은 911테러가 일어난다는 소식을 듣고, 재빨리 월스트리트가 훤히 보이는 Exchange Place로 향했습니다. 검은 연기와 함께 붕괴가 목전으로 다가온 무역센터 앞에서 카메라를 들고서, 그는 행여나 나타날 지 모르는 구원을 기다리다 죽음을 맞은 무고한 시민들과 60여년 전 러시아 군대에게 죽어간 시민 2만 2천여명이 있던 Katyn Forest 사이에서 기묘한 연결고리를 찾아내고 카메라 셔터를 눌렀던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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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 진짜 어떻게 딱 저런 장면을 찍었을까요 멋지군요 ~ 우와 우와 ㅎㅎ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 어떻게 어디서 사진을 찍었나 찾아가는 거 너무 즐거우셨겟어요
2010/01/14 08:15 [ ADDR : EDIT/ DEL : REPLY ]열심히 하는 자에게 절호의 기회가 온다는 생각뿐입니다. 저도 우연히 찾았던 것이라 기쁨은 100배였어요^^
2010/01/14 09:21 [ ADDR : EDIT/ DEL ]굉장히 감동을 주는 사진인것 같아요.
2010/01/14 08:30 [ ADDR : EDIT/ DEL : REPLY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랍니다
2010/01/14 09:36 [ ADDR : EDIT/ DEL ]생각만해도 정말 아찔하군요. 감동적인 한 장의 사진 잘보고 갑니다.
2010/01/14 08:34 [ ADDR : EDIT/ DEL : REPLY ]고운 하루 되세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세미예님. 방문 감사드려요!
2010/01/14 09:37 [ ADDR : EDIT/ DEL ]뿌와쨔쨔님은 참 다재다능 하신거 같네요.
2010/01/14 08:42 [ ADDR : EDIT/ DEL : REPLY ]이번에 책도 출간하시고, 본업은 포토그래퍼이시구~
의미있는 사진 잘 보고 갑니다!
폴란드 희생자들의 추모 동상이 뉴저지에 있다는걸 또 배워가네요 ^. ^
고마워요 까린다님! 오랜만이네요~
2010/01/14 09:37 [ ADDR : EDIT/ DEL ]책을 내셨군요~ 추카드려요~
2010/01/14 08:43 [ ADDR : EDIT/ DEL : REPLY ]대박나셔야하는데..
그러게용...대박나야 할텐데^^
2010/01/14 09:40 [ ADDR : EDIT/ DEL ]M본부 '서프라이즈' 시작 할 때 나오는 익스트림 서프라이즈의 엔딩 같네요.
2010/01/14 09:26 [ ADDR : EDIT/ DEL : REPLY ]".... 기묘한 연결고리를 찾아내고 카메라 셔터를 눌렀던 것은 아닐까요?"
평소에도 JAY님은 혹시 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시는 것으로 유명하시지 않으신가요? 그 성우 음성지원이 되려 하네요...ㅋㅋ
2010/01/14 09:39 [ ADDR : EDIT/ DEL ]작가 정신이 돋보이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2010/01/14 09:35 [ ADDR : EDIT/ DEL : REPLY ]한참을 곰곰 생각하며 보았어요.
감사합니다 루비님.
2010/01/14 09:40 [ ADDR : EDIT/ DEL ]자주 놀러오세용^^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끔찍한 911테러를
2010/01/14 09:53 [ ADDR : EDIT/ DEL : REPLY ]다시 떠올리게 하는 사진입니다. 역시 사진기자라 사진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것 같습니다.
많은 사진가들은 사진에 의미를 부여하기때문에, 그냥 보면 도무지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발로 찍은것같은 사진 속에 심오한 진리를 숨겨놓곤 하지요. 댓글 감사합니다!
2010/01/14 10:59 [ ADDR : EDIT/ DEL ]트레이드 센터와 사람,
2010/01/14 12:10 [ ADDR : EDIT/ DEL : REPLY ]목에 꼿힌 총검과 연기...
묘하게 대비가 되는 사진이네요...
저 동상이 어떤건지
알고보니 더 안타깝군요...
왜 테러를 하는지...
왜 말로는 해결할 수 없었는지... ㅜㅜ
그러게요. 슬픈 현실입니다 ㅠㅠ
2010/01/14 22:59 [ ADDR : EDIT/ DEL ]911 당일날 맨하탄에 있었고, 저 동상 서있는 곳 옆에서 살았습니다.
2010/01/14 14:38 [ ADDR : EDIT/ DEL : REPLY ]워낙 익숙한 두곳이지만 새삼스럽네요.
요즘 뉴욕은 어떤지... 싫었던 곳이었는데 막상 사진을 보니 궁금하네요
귀차니스트님께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2010/01/14 22:58 [ ADDR : EDIT/ DEL ]있으셨던 곳이었으니 더욱 느낌이 새로우시겠어요!
건물이 있는 첫번째 사진과
2010/01/15 05:29 [ ADDR : EDIT/ DEL : REPLY ]없는 두번째 사진을 보니....
촘검 맞은 병사가 더욱 슬퍼보입니다 ㅜㅜ
슬프기도 하거니와 몸이 꺾인 모양새가 너무 극적이어서 더 강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역사를 공부해보니 더더욱 그렇구요..
2010/01/15 09:34 [ ADDR : EDIT/ DEL ]우와 뿌와짜짜님 이쁜 책을 내셨네요 이런 유명작가가 될줄 알고 저는 예전부터 꾸준히(??)댓글을 달아 왔죠 도서관 사원(?)으로서 이번달 베스트 셀러, 꼭 읽어야 할책, 신간 안내. 에 얼른 게시해야겠군요~ 재밌게 읽어볼께요!
2010/01/15 18:45 [ ADDR : EDIT/ DEL : REPLY ]참... 위치를 잘잡아 무엇을 보여주려하는지 잘 나타내고있네요. 근데... 보는 사람마다 느낌은 다른 것같네요. 미국이 왜 911 참상을 겪었는지 이해없이 단순히 중동의 의한 테러라고 판단하는 건 위험한 생각이 드네요. 왜 미국이 미라크, 베트남침공, 파나마 등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타국민들을 박해했는지... 아신다면 단순한 911테러는 아니겠죠???
2010/01/15 23:19 [ ADDR : EDIT/ DEL : REPLY ]와 좋은 포스팅입니다. 좋은 글과 사진 잘 보고 갑니다. 책 내신 것도 축하드립니다
2010/01/16 12:44 [ ADDR : EDIT/ DEL : REPLY ]설레임 -> 설렘.
2010/01/18 21:57 [ ADDR : EDIT/ DEL : REPLY ]폴란드에서 있었던 키틴 숲에서의 학살에 대해 기술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2010/01/19 01:03 [ ADDR : EDIT/ DEL : REPLY ]예전에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실린 글을 읽고서 관심에 두었던 사건이었거든요.
결국 전쟁의 이해득실이라는게 사람들의 삶을 뒤틀어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사건이었기 때문에요. 아무튼 좋은 사진과 사건을 보고 갑니다. ^^